아카이브 관련 교육 준비와 남은 이야기

국가기록원에서 민간아카이브 관련 교육이 있어서 여러 단체 혹은 활동가들이 활동하고 있는 인권운동의 아카이브를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지 교육을 진행함. 교육 내용은 아카이브 홈페이지에 있으니 따로 설명하진 않고 교육을 준비하며 들었던 생각들을 메모.


누구를 대상으로 이야기하는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을 준비하는 건 쉽지 않음. 가령 민간아카이브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을 신청한 사람들이지만, 민간 아카이브가 가지고 있는 범위가 커서 그 사람들 간에도 간극이 있음. 작년에 강의를 준비할 때는 이 생각 때문에 인권운동을 설명하려 했음. 그러다가 정작 이 강의에서 어떤 걸 이야기 하고 싶은지를 정리하지 못함. 올해는 운동을 설명하는 시간을 하지 않고 이런 방식의 아카이브도 있다는 이야기를 주로 함. 운동을 잘하기 위해 어떤 식으로 아카이브를 해보고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보편적인 아카이브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질문이 하나도 없었음. 작년에 여러 원인으로 강의를 망쳤는데, 이번에는 다른 원인으로 망한 건 아닌가 생각함. 개인적으로는 작년보단 잘 준비하고 이야기도 잘한 것 같은데 듣는 사람들은 어떠했을지 알고 싶음.


교육을 준비하면서 인권기록을 정리하는 인권활동가는 뭘까? 라는 생각을 자꾸 함. 기계적으로 특정 현장이나 활동에 결합하면서 “여기서 생겨나는 기록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접근하지 않아야지.” 라는 것도 이상한데 그렇게 접근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음. 지금은 의도적으로 아카이브를 뒤로 미루고 접근하고 있는데, 차차 이 부분은 경험을 쌓아야함. 그러기 위해서는 관심 있는 다른 활동들에 적극적으로 결합할 필요가 있는데, 여러 조건이 그게 또 가능하진 않는 상황이라 연구를 하는 활동가들이나 다른 활동가들과 사적으로 이야기들을 나눠보고 싶음.